작성자 | T.Frank | 등록일 | 2014-09-25 | 조회수 | 1,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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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명 |
안녕하세요
이번 13회 베스트 영어캠프에서 해윤, 헌주, 재원, 대훈, 승우, 세원이의 담임이었던,
김민성(Teacher Frank)입니다.
한국에 와서 방학 때 뭐했냐는 친구들에게 즐겁게 웃으며 재밌었던 경험들을 말해주는 것을 보면
어른인 저조차 들뜰 정도로 재미있던 캠프였던 것 같습니다.
엊그제 아이들의 카톡방에 초대되었는데요.
고학년 아이들과 저학년 아이들이 서로 무척 그리워하며 친근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보며,
처음 공항에서 출발할 때가 생각났답니다.
어색하게 둘둘 짝지어서 조심스레 말을 주고받던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짧게는 4주 길게는 11주동안
이렇게 서로가 그리워질 정도로 친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합니다.
아이들의 카톡방에선 각자 다니는 어학원의 레벨테스트에 대한 이야기들도 종종 보였는데요,
대부분 아이들이 성적이 쑥쑥 향상되었다는 소식이 사실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답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캠프 평일의 일과는 정말 "내가 고3 때 이렇게 공부를 체계적으로 했던가?"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철저했거든요. 처음 도착하고부터 주말마다 시행된 레벨테스트와,
그 성적에 맞추어 짜여진 50분 공부 5분 휴식 시간표.
돌아온 지금에도 일과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던 아이들의 모습들은 뇌리에 강하게 박혀서,
공부하다 산만해지면 그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어째서 캠프 당시에는 의문을 가지지 않았을까요.
분명히 성인조차 버거워보이는 시간표를 여유롭게 소화하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당시에는 신기함을 가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지금에 와서는 참 재밌답니다.
아이들이 다들 일과를 잘 소화해주어서,
그 때는 아이들도 그런 철저한 일과가 당연하게 느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문득 저희 반 아이들이 궁금해집니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다며 그렇게 매달리던 아이들이었는데,
가기 전에는 일과를 몇 분 미리 마칠 정도의 여유를 갖게 된 아이들.
분명 영어나 수학 부분에서의 성적이 향상된 것 뿐만 아니라,
계획성이나 집중력의 측면에서도 좋은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믿고있는데, 정모 때 물어볼 일이 기대되네요.
사실 캠프에 가서 가장 놀란 부분 중 하나가 필리핀 선생님과의 수업이 1:1로 진행되었다는 것인데요.
같은 시간에 매일매일 선생님과 1:1로 수업한다는 것, 그 효과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선생님의 수업방식에 익숙해질 수 있고,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아이들에 대해 더 잘 알고 그에 맞는 수업을 할 수 있어서
좋은 학습효과를 만든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 역시 자신들에게 잘 맞춰주는 선생님들을 좋아하고 따르고, 관심을 갖더라구요.
그렇기에 쉬는 시간에도 어려운 영어를 써가면서 원어민 선생님들과 즐겁게 대화할 수 있었겠죠.
그룹 수업의 경우에는 저를 비롯한 한국인 선생님들이 실시하던 수학시간이나
미국인, 영국인 선생님들과 하던 발음교정수업,
또 한국인 영어 선생님들이 실시한 영어문법수업이 있었습니다.
1:1 수업과는 다르게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듣는 수업인지라, 아이들이 되게 즐거워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수업시간에는 서로 대화도 못함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옆에만 앉아있어도 즐거운가 봅니다.
또 하루에 한시간씩 있는 체육시간에는,
수영이든 줄넘기든 피구든 뭘하든 아이들은 신나서 펄쩍펄쩍 뛰어다녔답니다.
저녁 일과인 영어단어 시험은 아이들이 무척 싫어하는 일과 중 하나였지요.
특히 영어단어의 경우 처음 1주~2주 정도는 외우는 요령이 없어서 그런지 정말 외우기 힘들어했지요.
하지만 틀린 단어를 써보기도 써보고, 읽으며 외우기도 하고,
뜻이나 영어단어를 가리고 자기 스스로 테스트 해보기도 하며
아이들은 자신에게 맞는 암기방법을 점점 찾아갔답니다.
10점 만점 중 1점 2점만 맞던 아이들이, 7점 8점을 꾸준히 받게 되는 것은 정말 인상깊은 변화였어요.
일기쓰기의 경우 아이들에 따라 호불호가 조금씩 갈리긴 했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싫어했지요.
처음에는 한 장을 꽉 채우는 것에 아이들은 무척이나 힘겨워했답니다. 물론 이것도 단어시험과 마찬가지로,
점점 한장을 다 채우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3~4주가 지나면서부터는 두장도 거뜬히 쓰는 아이들이 많아졌답니다.
물론 말은 언제나 힘들다는 말 뿐이었지만요.
또 일기쓰기에서 인상깊었던, 선생님의 정성이 담긴 '첨삭'은 정말 부러울 정도였습니다.
단어 철자나 문법적인 오류도 고쳐주기도 하지만, 번역투의 어색한 표현을 관용어 등을 사용해서
좀 더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고쳐주시기도 하니까요.
사실 이런 평일의 빠듯한 일상 속에서도 아이들은 언제나 웃음띤 얼굴로 하루하루 재미있게 지냈습니다만,
역시 캠프의 꽃은 주말 야외 액티비티였다고 생각합니다.
금요일 아침부터 들뜬 표정으로 제게 와서 "선생님 이번 주말 액티비티 뭐에요?"라며 묻던 아이들,
그 표정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네요. 그만큼 아이들에게 재밌었다는 뜻이었겠죠.
신기하고 재미있는 여러가지 체험이나 레져활동, 또 점심외식으로 진행되는 맛있는 음식들은 아이들에게
주말 전체검사의 부담감을 싹 잊게 해주었답니다.
물론 한 주 액티비티가 모두 끝난 일요일 저녁이 되면,
아이들은 한 주간 실시한 학습에 대해 평가받고 성찰하는 시간인 전체검사를 실시하는데요.
성실한 아이들도 부담감 때문인지 다 힘들어하는 시간입니다.
검사를 받다가 모자라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아이들은 다시 보충해서 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7주나 보냈다니. 지나간 시간은 무색하다고 하나요.
너무 눈 깜짝할 사이라, 처음 만나서 출발할 때와 헤어질 때
아이들이나 선생님들과 사진찍은 것 밖에 기억이 안날정도로 캠프가 끝났다는 것이 실감이 안나네요.
그렇지만 이렇게 글을 쓰며 돌이켜보면 7주간의 순간순간들이 또 너무나 생생하다는 것이 재밌네요.
아이들도 이럴까요? 뭔가 잘 기억은 안나지만 힘들기도 또 재밌기도 했던 캠프생활이었고,
그것을 끝까지 마쳤다는 뿌듯함.
개인적으로 그것들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아서,
가끔 겪을지도 모를 역경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역경이 없으면 제일 좋겠지만요.
수학이나 영문법같은 지식을 가르치면서, 저 또한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생각과 활력을 얻어온 것 같습니다.
이번 13회 베스트영어캠프가 아이들 마음 속에 하나의 작은 자부심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